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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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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번개산행 - 설악산 대청봉(2) ”
일단 한계령 관리소를 지나 설악의 문턱에 발을 들여 놓았으나 정작 어디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가자고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평소 3시간 이상 코스는 절대 못간다고 하는 김성두 이니까.. 산행을 시작한지 불과 5분도 채 되기 전에 벌써 쉬어 가자고 안달인데 놔두고 혼자 갈 수도 없고 어쨌던 오늘은 내가 천천히 가는 수 밖에 없다. 커다란 수박(뱃속에 든것) 한덩어리 안고 산을 오를려고 하니 힘들지..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반만에 드디어 서북능선의 삼거리 갈림길에 올라 섰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에 여러차례의 고비가 있었지만 밀고 당기기를 여러차례.. 감개가 무량한 김성두... 기념촬영부터 하고...ㅋㅋㅋ   시간은 어언 1시가 지나 가는데 점심을 먹자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말인즉슨 배부르면 못간다고 먹기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자고 한다. 허허이.. 내가 배가 고파 가질 못하겠네 그려... 30여분 길을 가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며 마시는 막걸리 한잔! 기가 막히는 맛이기도 하지만 더 마셨다가는 낭패가 날까봐 두잔으로 끝냈다. 성두가 술을 그만 마시자고 하는 것도 아마도 생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그만 내려 갈까?" 하고 의중을 물어 보니.. "조금 더 가 보자!"고 하네.. 다시 짐을 챙겨서 길을 가는데 술을 한잔 한 탓인지 성두는 점점 더 처진다. 당기듯이 냅다 달아 났다가 기다리기를 여러차례 한 끝에 끝청에 도착한다. 끝청에서 기다린지 10여분이 지나서야 성두 부부가 올라 온다. 4시경이다. 서북능선에 올라서서 중간에 점심을 먹은 시간이 약 30분 정도이니까... 지도상에 나와 있는 산행예정시간보다 약 50분 정도를 빨리 올라 온 셈이다.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발길은 더더욱 무거운지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러기를 수차례.. 일행은 드디어 중청 삼거리에 도착한다. 중청삼거리에서 만난 젊은 영국인 두명과 잠시 소담을 나누고 중청대피소로..    중청대피소 앞에서 발아래 놓여 있는 절경을 바라 보니 감탄사가 연발이다. 흩어져 밀려 들어 오는 구름을 헤치고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들이 여기에 올라 와 보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절경들이다.  중청대피소에서의 절경들을 마음껏 즐기고 이제 종착점인 대청으로 오른다. 대피소에서 대청까지는 얼마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10분이면 갈 수 있는데 성두는 막바지 힘이 든 탓인지 조금 늦는다. 대청봉에 올라 영국인 두명과 기념촬영을 하고 10여분을 기다리니 성두가 도착한다. 산행초보 김성두 - 8월 7일 오후 5시 10분경에 드디어 대청봉에 도착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정이었다. 김성두가 대청봉에 오르다니..박수!! ㅉㅉㅉ   일반적으로는 설악산에 오를 때에는 대청봉에 올랐다가 중청대피소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고 아침식사를 하고서야 하산을 하는게 보통인데 우린 그런 준비를 전혀 하질 않았기에 일단 하산을 서두르기로 했다. 대청에서 오색까지 세시간이면 충분히 내려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색까지 가는 길은 내리막길에다가 매우 가파른 계단길이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을 해야 한다. 더구나 모두들 많이 피곤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대한 안전하게 내려 오기 위하여 보폭을 줄였고 천천히 내려 왔다. 내려 오다가 설악폭포에서 탁족을 하고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한동안 쉬는데.. 성두가 하는 말.. "내가 오늘 미쳤지.. 설악산 대청봉에 까지 오르다니.." 한다. 그의 부인도 따라서 하는 말 " 그러게 내가 왜 아까 못간다고 안했을까?" 하면서도 "덕택에 대청봉에 올랐으니 이제 한라산만 오르면 우리나라 산은 모두 정복하네" 라고 하며 애써 조금은 무리한 오늘의 산행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듯 하다. 탁족을 하면서 발목에 대한 휴식을 취한 탓에 내려 가는 길이 한결 편함을 느낀다. 쉼터에서 마지막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길을 재촉하는데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다. 성두에게는 손전등을 하나 들게 하고 나는 헤드램프를 착용하고 하산을 했다.  이윽고 우리 일행은 오색 관리소에 오후 8시 20분경에 도착함으로써 장장 9시간(중식 및 휴식시간 포함) 동안의 대장정을 마치게 되었다. 아마도 성두에게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설악산 대청봉 정복산행이었다. 가히 무시 못할 9시간 산행을 거뜬히 해 낸 김성두에게 다시한번 박수를...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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